처세의 지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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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세의 지혜
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해서 정해진 답은 정말 없는 것 같습니다.
그저 열심히, 성실하게, 그리고 정의롭게 살리라 다짐을 하지만
그런 열심과 성실 그리고 정의라는 기준조차 너무나 자의적이고 모호하기만 합니다.
영화 <미녀는 괴로워>에는 "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"는
대사도 나옵니다.
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.
몇일 전 <군주론>을 저술한 마키아벨리와 동시대에 살았던
귀차르디니의 <처세의 지혜>를 읽었습니다.
귀차르디니는 이 책에서 "처신을 잘 한다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염두에 두면서
그 이익을 위해 행동을 잘 조절하는 것"이라고 말합니다.
처신을 잘못하면 재산, 명예, 권력 등 자신의 이익을 잃게 될 것이므로
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행동을 잘 조절하라는
이 충고는 참으로 타당한 것 같습니다.
더불어 공무원은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
자신의 행동을 조절해야 함을 늘 마음 속에 간직하여야 할 것입니다.
현실은 복잡한 선택들의 연속입니다.
그러나 귀차르디니는 인간이 선택한 모든 결정과 행동에는
그렇게 하지 말아야 할 이유나 명분도 항상 잠재되어 있기 마련이므로
결점이 없는 완벽한 선택은 있을 수 없으며,
다만 불리한 점을 검토하여 덜 불리한 결정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.
많은 시간이 필요한 사람은 이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.
아래에 귀차르디니의 <처세의 지혜>에서 인상에 남는 글들을 소개드립니다.
- 공화국, 과두체제, 군주제 등 어떤 형태의 나라에 살든 당신이 계획한 모든 것을 이루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. 그러니 계획 중 하나가 좌절되었다고 해서 크게 분노하거나 반란 음모를 꾸며서는 안된다.
- 언제나 속임수로 살아가는 사람은 인정할 수 없지만, 성실한 사람이 가끔 속임수를 사용하는 것은 눈감아 줄 수 있다.
-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하는 행동은 피해를 입은 뒤에 하는 행동과 마찬가지로 모두 정당하다.
-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을 오래 끄는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된다. 결정을 내린 뒤 그것을 실행하는 데 시간을 끄는 사람이야 말로 신랄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.
- 운명은 사실관계보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좌우되는 경우가 더 많다. 잘 안풀린다는 소문이 퍼지면 큰 피해를 입게 된다.
-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은 사람도 칭찬받을 수 없다.
- 우리는 악법이나 잘못된 관행을 고쳐야 할 때마다 그것과 정반대되는 조치나 규정으로 해결하려 든다. 올바른 치유책을 찾기보다는 잘못된 것을 피하기 위해 애쓰는 셈이다.
-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불행 때문에 현재 누릴 수 있는 행복을 포기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.
- 앞으로 일어날 일은 그 어떤 것도 미리 결정될 수 없다.
- 행운은 정작 그 사람에게 가장 해로운 적이 될 때가 많다. 행운이 그를 사악하고, 경솔하고, 오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. 불행을 견디는 능력보다 행운을 잘 관리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.
- 최인식 칼럼 -